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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wcap1, 2009/04/17 14:21, 여행]

오시이 마모루는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에서 현실과 허구가 교차하는 혼돈 속의 미래도시를 그리면서 이 모든 것이 엉켜버린 알 수 없는 세계의 실존모델로 홍콩을 따왔죠.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홍콩은 굴곡 많은 이곳의 역사처럼 이미지 하나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묘한 분위기를 갖추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좋게 말하면 천의 얼굴을 가진, 불필요해 보이는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 '해방구'의 느낌이 강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분명함'보다는 '불확실함'이 이곳을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게 느끼게 하는 요소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객에게는 더 묘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곳이 이곳, 홍콩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이런 '비빔밥' 분위기는 홍콩의 역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듯합니다. 홍콩은 거인 중국이 종이호랑이로 전락하던 19세기 영국과의 마찰(이라기보다는 결국 무역 불균형 문제를 푸는 제국주의의 이기적인 방식이었지만)로 발발한 아편전쟁의 전리품 가운데 하나였죠. 99년 동안 정해진 기간이었지만 홍콩은 단순한 통치 이상의 것을 받아들여야 했던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사고방식도 중국인과는 다른, 영국인의 그것을 닮아있다고 합니다. 아주 작은 예에 불과하지만 전통과 달리 이곳에선 집을 소유하는 개념도 거의 없고 그냥 빌리는 게 일반적. 가족도 동양적 사고와는 거리가 있는 서양식 사고방식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아무튼 3만 5,000달러가 넘는 GNP, 동서양을 잇는 대표적인 무역항구, 상해와 더불어 아시아에서 가장 멋진 야경을 뽐내는 이 화려한 곳은 이제 오래 전 그들과 한 몸이던 중국에 반환되었죠. 하지만 오랫동안 몸에 밴 사고방식까지 반환할 수는 없었던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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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중국이지만 중국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미 계약 만료된(?) 영국과도 같은 듯 다른 것이지만. 아무튼 중국이지만 이곳의 분위기는 꽤 재미있습니다. 홍콩 곳곳에 있는 마켓에선 심심찮게 모택동 관련 상품을 만나볼 수 있지만 반대로 파륜궁이나 반정부 구호도 볼 수 있습니다. 홍콩 사람에겐 아직도 중국은 그냥 공산당 이상은 아닌, 조금은 거리감 있는 존재일 수도 있을 듯하고.

이곳에선 법률 공부를 한다고 치면 중국에 반환되었으니 중국 관련 법률을 배우지만 홍콩 자체의 기본 법률의 토대는 영국의 것을 그대로 이어받은 상태여서 또 영국에 가서 한 번 더 배워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이런 사소한 것이 홍콩의 복잡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지금 홍콩의 거리를 걷고 있다면 이런 복잡함은, 특히 이방인에겐 다양함으로 다가설 듯합니다. 홍콩에서 대단한 관광지를 기대하긴 어려울 수도 있지만 도시 전체에서 생동감 넘치게 느껴지는 이런 다양함만으로도 풍성함을 느끼지 않을까 싶을 만큼. 오히려 이런 도심에서 벗어났을 때의 홍콩은 초라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홍콩은 우리로 따지면 제주도보다 조금 작은 크기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인구는 700만 명을 훌쩍 넘기죠. 이런 환경 덕인지는 몰라도 홍콩은 오래 전부터 고층 아파트를 지어왔습니다. 물론 하나씩 보면 주요 건물을 빼곤 참 지저분한 것도 많지만 이런 구식 아파트마저도 홍콩의 스카이라인을 인상적으로 만들어주는 좋은 양념이 되어줍니다. 

참. 홍콩에서 거리를 다니다가 오래된 아파트를 보면 지저분하기도 하고 페인트도 다 벗겨져 있습니다. 페인트로 깔끔하게 칠해도 금세 벗겨지는 데다 5년인가 6년 동안 페인트를 칠하지 않으면 정부에서 돈을 대준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복잡하고 잘 보면 지저분한데 화려하기도 한 홍콩의 지배자는 중국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세계 10대 부호이자 아시아 최대 갑부, 신이 내린 부자라고 불리는 '이가성(李嘉誠. 리카싱)' 말입니다. 이 사람이 얼마나 부자냐. 홍콩에서 1달러를 쓰면 60센트는 그에게 돌아갈 정도랍니다. 지금도 홍콩 부동산의 60%를 소유하고 있지만 그나마 줄어든 것이고 한때 85%에 육박했다고 합니다. 참 놀랍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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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는 5∼6년 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습니다. 습도 높은 날씨는 그대로지만 바뀐 게 하나 있더군요. 공공장소에서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거나 침을 뱉거나 담배를 피면 홍콩달러로 벌금을 1,500∼5,000달러까지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담배의 경우 2007년 1월부터 상가나 레스토랑 등 실내 공간에서 금지됐는데 어기면 벌금도 5,000달러입니다. 물론 대부분은 아직도 담배를 피울 수 있지만 올해 6월 이후엔 더 엄격해진다고 합니다. 실제로 '할리우드의 거리' 같은 곳에선 담배를 피울 수 없더군요. 모르고 담배에 불 붙였다가 깜짝 놀랐지 뭡니까. 아무튼 생각처럼 담배 피우는 게 어려운 상황은 아니지만 올 6월부터는 더 엄격해질 것이라니 참.

이번 포스트에선 홍콩 여행 중에 타봤던 교통시설 얘기만 살짝 넣을까 합니다. 홍콩에선 자가용 운전자가 많지 않다고 합니다. 인구도 많고 도로는 좁고 땅덩어리는 아무리 길게 차를 타도 1시간이 채 안 되고. 이런저런 이유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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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교통시설은 참 잘 발달되어 있는데요. 종류도 다양합니다. 홍콩섬 사방을 오가는 트램(Tram)은 어디서나 어른 20달러, 아이 10달러(홍콩달러)만 내면 됩니다(다만 잔돈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거스름돈은 다시 돌려주지 않으니까요). 트램이나 택시 외에도 지하철인 MTR이 있고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있던 2층버스도 볼 수 있습니다.

특정지역만 다니지만 조금 특별한 녀석도 있습니다. 같은 2층버스라도 홍콩 중심부 센트럴을 오가는 오픈탑도 그럴 것 같고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피크트램을 타고 빅토리아피크에 오르는 것도 그렇죠. 피크트램은 1888년 처음 생긴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대중 교통 수단이라고 합니다. 벌써 100년이 넘은 것이죠. 관광객이야 모두 빅토리아피크로 올라가지만 중간에 정류장이 네 군데 있다고 합니다.

피크트램은 100년 동안 한 번도 사고가 안 난 교통수단이기도 합니다. 이 녀석과 같은 모델은 이제는 스위스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배도 빼놓을 수 없겠군요. 홍콩은 크게 구룡반도와 홍콩섬, 공항이 위치한 란타우섬, 신계지 네 군데로 나눌 수 있는데 각 지역은 모두 다리나 터널로 이어져 있죠.

관광객이라면 구룡반도와 홍콩섬 사이에선 스타페리를 타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스타페리 요금은 상하 갑판에 따라 다른데 위면 2.2달러, 아래면 1.7달러(홍콩달러)라고 합니다. 이번 여행에선 다 타본 건 아니고 피크트램과 트램, 택시만 타봤습니다. 트램으로 돌아본 홍콩의 거리는 부산한 움직임만큼이나 생생하게 느껴져 좋았던 것 같습니다. 쓰다보면 재미없는 얘기만 골라서 적은 것 같네요. 다음 번 포스트는 사진 위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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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9 - [여행] - 홍콩에서 만난 동화, 디즈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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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foog | 2009/04/17 14: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사진 잘 봤습니다. 예전에 들렀던 기억이 다시 떠오르는군요. 맛있게 먹었던 딤섬도 생각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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