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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wcap1, 2008/10/07 17:32, 카센터]
도로를 달리다 보면 온갖 자동차를 접하게 됩니다. 부러움의 대상이 될 만한 자동차도 꽤(아니 대부분) 있죠. 흔히 자동차를 '남자들의 장난감'이라고도 하는데 멋진 자동차를 보고 탐내지 않을 솔저가 어디 있겠습니까? 지난 몇 주 동안 그동안 차창 밖으로 바라보기만 했던 수입 자동차 브랜드를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여동생 남편이 사고 싶다던 폭스바겐 티구안이 그랬고 동네 통학버스 운전사 아저씨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던 인피니티 FX50도 그랬습니다. 기술의 혼다가 내세운 고급 세단 뉴레전드 역시 화려함은 없었지만 안정감과 편안함을 인상 깊게 남긴 차였습니다. 쓰다보니 아직 몇 종 안 되지만 아무튼 이번에 타본 자동차는 고급 브랜드의 대명사 가운데 하나인 BMW의 스포츠카 650i입니다. 네이버 가격 비교에서 살짝 찾아봐도 가격이 1억 7,000만 원을 가볍게 넘겨주는 값비싼 녀석. 얼굴 보기도 전에 일단 가격만으로도 '럭셔리' 칭호를 내려줘야 할 것 같은 컨버터블. 가뜩이나 어떤 차를 몰아도 160km 이상 엑셀러레이터를 밟지 못하는 소심남이 성능 불문하고 스포츠카를 몰아볼 줄이야. 650i의 첫 모습은 뚜껑 젖히는 컨버터블인 만큼 당연히 인상적. 앞모습은 BMW 특유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후배에게 들으니 이 라디에이터 그릴은 사람의 콩팥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국산 자동차의 경우에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통일한 건 대우 하나 밖에 없고 최근에는 아우디 수석 디자이너였고 기아로 자리를 옮긴 피터 슈라이어가 디자인한 포르테와 로체 이노베이션이 비슷한 라디에이터 그릴을 갖고 있는 정도입니다. 아무튼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장점도 있는 건 분명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난번에 FX50을 몰 땐 후배가 '차안에 호랑이 한 마리가 숨어 있다'는 표현을 썼는데 650i도 동물에 비유해 '살쾡이가 숨어 있다'고 하더군요(동물 시리즈 하나 만들어볼까요?). 일단 날렵한 디자인이 그런 인상을 줬고 8기통 4,800cc에 이르는 녀석을 품고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튀어나가는 문제가 아닌' 것이 이유라면 이유입니다. 650i는 BMW의 여느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더블바노스와 밸브트로닉이라는 2가지 기술을 채택했습니다. 이건 예전에 소개했던 VTEC이나 CVVT와 비슷한 것입니다. 목표는 연비와 출력을 상반된 것을 동시에 올리자는 것이죠. 밸브 타이밍(더블바노스)과 깊이를 조절(밸브트로닉)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림은 밸브트로닉을 설명한 것입니다. 밸브트로닉은 그림에서 초록색인 저회전일 경우에는 밸브의 깊이를 얕게 해서 연료와 공기가 실린더에 조금만 들어가게 됩니다. 반대로 분홍색(고회전)일 경우에는 밸브의 깊이를 깊게 해서 연료와 공기가 실린더에 더 많이 들어가도록 합니다. 이런 기술이 들어가지 않으면 일반 DOHC 엔진은 밸브 타이밍이나 깊이가 고정되어 있게 됩니다. 아무튼 혼다의 VTEC은 고 RPM에서 효율적이라면 더블바노스와 밸브트로닉은 전 영역에서의 효율성을 강조합니다. 650i의 연비는 7.3km/ℓ. 절대 수치로 보면 좋다고 할 수 없겠지만 배기량과 기통 수를 고려하면 좋은 편이라고 합니다. 출력은 350마력 정도인데 이건 물론 배기량과 기통수가 높으면 좋겠지만 더블바노스와 밸브트로닉을 적용하지 않은 상태라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가지 기술의 효용성은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650i에서 (기술적으로) 눈길을 끄는 건 꽤 많지만 몇 가지만 들자면 HUD(Head Up Display)와 아이드라이브(iDrive),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작다면 작지만 꽤 인상적인 크루즈 컨트롤 등을 들 수 있습니다. HUD는 정면 투명 창을 통해 각종 정보를 볼 수 있는 투명 패널입니다. 원래 전투기 파일럿이 전방 시야를 확보하면서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을 자동차에 도입한 것이죠. 운전자는 투명 스크린으로 내비게이션 정보와 운행 속도 등 갖가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내비게이션 액정 쪽으로 굳이 시선을 분산시킬 필요도 없고 속도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좋더군요. 조금 아지랑이처럼 보여 불편하다는 사람도 있다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편했습니다. 아이드라이브 역시 만족스러운 편이었습니다. BMW는 아이드라이브를 인체공학 설계로 다양한 기능을 고객이 쉽게 쓸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발표 초기에는 조작법이 너무 난해하다는 비판, 그래서 아이크래시(iCrash)라는 별명까지 얻기도 했더군요. 아무래도 가장 (직관적인 쪽으로) 이상적인 건 기능 하나당 버튼 한 개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기능을 모두 버튼으로 처리했다간 운전자는 버튼 찾다가 사고가 날지도 모릅니다. 노년층에겐 불편함을 줄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개인적인 입장에선 다이얼과 버튼으로 손쉽게 원하는 기능을 처리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650i는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을 지원합니다. 해당 기능 버튼을 누르면 센서가 도로 위의 차선을 체크해 차체가 벗어날 경우 스티어링 휠 진동으로 운전자에게 알려줍니다. 앞서 크루즈 컨트롤로 작지만 인상적이라고 했는데 사실 웬만한 수입 자동차라면 크루즈 컨트롤을 지원하고 있으니 신기할 건 전혀 없겠죠. 다만 650i의 경우에는 계기판에 속도를 표시해주는 LED가 들어가 있고 HUD를 통해서도 볼 수 있습니다. 속도도 1km 단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보통 크루즈 컨트롤은 버튼으로 설정을 시작하면 현재 달리는 속도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이 때 속도 업 버튼을 누르면 얼마나 속도를 높였는지 확인할 수 없기 일쑤입니다. 크루즈 컨트롤을 즐겨 쓰겠다면 작지만 큰 차이가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차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리는군요. 차를 타본 후배에게 평을 부탁했더니 일단 고급스러운 답변부터. "매우 부드럽군요. 풍부한 파워에 비해 출력 조절도 잘 되고. 스포츠카라고 하지만 신사 같은 이미지랄까요? 얌전할 땐 얌전하지만 필요할 땐 힘도 쓸 줄 아는 차라고 봐요." 자. 이제 두 번째 답안지. 그러면 너라면 사겠냐고 물었습니다. "저라면 딴 차 사죠. 가격 너무 비싼데 이 돈이면 BMW 7 시리즈 사지 누가 이거 사겠어요? 뚜껑 열리는 것 빼곤 장점이 없어요. 푸조 207cc 같은 3,000만원대 차, 이 놈도 뚜껑 열리는데 가격이 몇 배입니까? 가격 보면 뚜껑 열리죠. 더구나 650i 얘는 소프트 탑인데 푸조는 하드 탑이고." 그래서 더 물었습니다. "아니 뚜껑 열리는 게 그렇게 중요해?"라고. "중요하죠. 여자들이 차를 보는 관점 못 보셨군요. 뚜껑이 열리는 건 중요합니다."라면서 보여준 그림 한 장 보내주더군요. 아. 여자들의 자동차 분류도. 뚜껑 열리는 거 중요하네요? 아무튼 이런 극과 극을 달리는 평은 아마도 650i가 스포츠카지만 일반인도 다루기 쉬운 스포츠카를 표방한다는 점과 가격이라는 2가지 탓이 아닐까 합니다. 가격이야 어차피 넘사벽이니 논외, 개인적으론 넘사벽을 빼고 그냥 보면 다루기 쉽다는 점에선 초보에겐 눈길도 갈만한 스포츠카가 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2008/10/07 - [카센터] - 누가 전기자동차를 죽였나? ‘오해와 견제 사이’ 2008/09/30 - [카센터] - 혼다 뉴레전드, 평범한 전설을 꿈꾸다 2008/09/24 - [카센터] - 인피니티 FX50 '호랑이를 감춘 SUV' 2008/09/17 - [카센터] - 폭스바겐 티구안 '고속도로를 달리다'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swcap1, 2008/10/07 08:07, 카센터]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자동차 보급 초기만 해도 전기자동차가 휘발유 자동차보다 훨씬 많이 굴러다녔군요. 이미 19세기에 처음 전기자동차가 선보였다니 전기자동차의 역사도 정말 오래 됐더군요. 1873년 영국의 알 데이비드슨(R. Davidson)이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뒤 휘발유 엔진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도태됐다가 다시 관심을 끌게 된 건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1990년 무공해 자동차를 도입하는 정책을 법제화하면서부터입니다. 자동차 제조사에게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2% 이상, 2001년부터 2002년까지 5%, 2003년부터 10% 이상을 무공해자동차로 판매할 의무를 부과한 것입니다. EV-1이 등장하게 된 배경도 이런 분위기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다시 다큐멘터리로 돌아가서 시작은 EV-1의 죽음을 애도하는 장례식 퍼포먼스로 시작합니다. 다큐멘터리는 배출가스도 없고 휘발유도 없이 달리는 이 전기자동차의 죽음이 이번은 처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100년 전 도로에서도 전기자동차가 훨씬 많았지만 20세기 들어 속도가 증가하고 값싼 석유, 자동 시동기, 대량 생산이라는 3가지 요소를 앞세워 휘발유 자동차가 우세를 점하게 되고 1920년대 들어 내연기관은 도로를 지배하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1987년 제너럴모터스는 태양광 도전 시합인 선레이스에서 우승하면서 실용적인 전기 자동차에 도전장을 내게 되고 EV-1을 만들게 됩니다. EV-1은 대여 형태로 90여 대가 캘리포니아에서 운행되지만 다시 폐기되게 됩니다. 다큐멘터리는 개발에 참여했던 인원과 전문가, EV-1를 탔던 사람들(톰 행크스나 멜 깁슨도 등장하죠)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이 다큐멘터리는 너무 소비자 입장에서만 바라본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산업적인 측면을 고려한다면 전기자동차가 현재의 엄청난 파생 효과를 창출하지 못한다거나 대체하지 못한다면 업계가 당장 받아들이지 못하는 측면은 존재할 수 있겠습니다. 더구나 자동차 업계가 전기 자동차를 당시 죽인 지는 몰라도 지금 다시 시도하고 있다는 점, 예를 들어 제너럴모터스도 이번 2008 파리모터쇼에서 공개한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Volt. http://gm-volt.com)를 고려하면 죽였다기보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늦췄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기술적 난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것일 수도 있고). 제너럴모터스는 실제로 볼트를 2010년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회사측 관계자는 볼트를 발표하며 "이상적인 전기자동차 발표를 통해 우리를 둘러싼 오해와 억측을 풀고자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볼트는 리튬 배터리와 가솔린 엔진을 혼합한 형태라고 합니다. 배터리만으로 64km까지 전기로 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내장한 16kWh 리튬 이온 배터리는 110V 가정용 전기로 8시간, 240V로는 3시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합니다. 배터리를 다 쓰게 되면 엔진 동력을 통해 충전을 하게 되고요. 최고 속도도 161km에 이릅니다. 억측이나 오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 다큐멘터리는 볼만한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몇 가지 상식도 얻을 수 있었고요. 그 가운데 하나를 소개하면 다큐멘터리는 내용 중 전기 자동차를 죽인 용의자를 하나씩 말합니다. 그 중에는 요즘 대체에너지로 각광받는 수소연료전지도 등장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기로 만든 수소로 동력을 만드는 연료전지 자동차는 축전지에서 동력을 받는 차보다 3∼4배 이상 에너지를 쓴다"고 말합니다. 수소 자동차가 성공하려면 5가지 기적이 필요하다고 말하는군요. 첫 번째는 평균 수소차의 가격은 현재 100만 달러다. 두 번째는 인류에게 알려진 어떤 물질도 원하는 주행거리를 주기 위해 충분한 수소를 차내에 저장할 수 없다. 세 번째는 지저분한 화석 연료에서 수소를 뽑아내도 휘발유보다 연료가 2∼3배 비싸다. 네 번째는 연료 공급 시설(주유소와 같은)이 필요한데 최소한 1∼2만 개 이상은 있어야 관심을 끌기 시작한다. 다섯 번째는 더 좋은 게 등장하지 않기를 기도해야 한다는 겁니다. 다큐멘터리가 말하려는 것이 어쩌면 제너럴모터스의 얘기처럼 오해나 억측일 수도 있지만 몇 가지 맞는 점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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