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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wcap1, 2008/11/08 23:48, Note]
어제는 근처에 볼 일이 있어서 갔다가 막내 동생 집에 하루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어릴 때 아카데미과학 같은 곳에서 나온 프라모델을 만드는 게 취미였는데 이런 게 동생에게 꽤 영향을 준 것 같더니만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 요즘에도 가끔씩 몇 개씩 사서 조립을 하는 모양이더군요. 다른 건 회사에 갖다 놨고 집에는 2개만 있었습니다. 마징가제트와 건담 시리즈 가운데 하나. 건담은 사실 모델이 너무 많기도 하고 애니메이션도 본 것도 있지만 아닌 것도 많아서 이 녀석이 어떤 모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마징가제트야 7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마당에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어릴 때 마징가제트는 정말 우상이었죠. 물론 나중에 태권브이가 나왔을 땐 더 대단했지만. 마징가제트는 일본 만화가 나가이 고 원작의 장편만화를 1972년 일본에서 TV 장편 애니메이션 92화로 제작해 방영했던 것입니다. 마징가제트 시리즈에는 꼭 여성 로봇 파트너가 등장하는데 아프로디테는 가슴이 무기였죠. 그것도 참 어렸지만 인상적이죠. 마징가제트로 시작된 대형 로봇에 대한 열망은 그레이트마징가와 그랜다이저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오후 5시 30분 정도면 이런 만화 시리즈가 TV에서 방영되는 바람에 놀다가도 이 시간이면 집에 들어가려고 서둘러 친구들과 헤어지기도 했었죠(지금은 없어졌지만 TBC에서 재미있는 걸 참 많이 방영했었습니다). 그 뒤 김청기 감독표 국산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는데요. 황금날개나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한 반공 스토리일지 모르지만 어릴 땐 너무 재미있게 봤던 똘이장군, 그리고 아이들에게 언제나 환영받는 태권브이까지. 태권브이는 주제곡도 너무 인기가 좋았고 마징가제트를 대체할 수 있는 로봇이었다는 점에서 너무 반가웠던 것 같습니다. 태권브이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어서 지금도 서울 지리에 어두운 어머니를 닦달해 세종문화회관 별관(서울에선 여기에서 늘 상영했습니다)까지 가서 태권브이를 봤던 기억이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위키피디아에서 마징가제트를 검색해보면 여담에 마징가제트와 태권브이가 싸우면 누가 이기겠냐는 얘기가 나오는군요. 사양만 보면 태권브이는 마징가제트보다 무려 7배가 크군요. 마징가제트는 부스터(제트 스크랜더)를 달아야 하늘을 날 수 있는데 태권브이는 이미 이런 능력이 있으니 더 유리할 수도 있겠고. 재미있는 내용도 더 있네요. 요즘도 지구를 구할 로봇이 수영장이나 (서울 같으면 한강) 같은 곳에 평소에 숨겨져 있다가 등장한다는 식으로 농담할 때가 있는데(남산타워에서 레이저빔을 발사하면 63빌딩을 거쳐 잠실 수영 경기장이 갈라지면서 마징가제트가 나타난다는 뭐 그런) 마징가제트는 이런 등장의 원조라고 할 수 있죠. 마징가제트는 광자력 연구소 내부에 있는 오수처리장(수영장인 줄 알았는데 오수처리장이었군요) 밑에 숨겨져 있다가 등장합니다. 위키피디아에 보면 이런 격납고를 실제로 건축할 때 필요한 예산 책정 과정을 설명한 책까지 나온 적이 있다고 하네요. 사실 마징가제트에 대한 배신감은 음악에서부터 시작됐던 것 같습니다. '마상원 작곡'으로 알고 있던 마징가제트의 주제곡이 일본곡을 그대로 옮겨왔던 걸 알고 되고 나선 어찌나 화가 나던지. 하지만 그럼에도 이제 다시 어린 시절로 되돌릴 수 없는 마당에 마징가제트의 주제곡은 지금도 얼마든지 부를 수 있는 추억이 되어버렸으니. 이젠 마징가제트에 타는 주인공을 더 이상 쇠돌이가 아닌 가부토 코우지라고 하겠지만 추억 속에선 아마 영원히 쇠돌이라는 이름이 남는 것처럼 말이죠. 물론 마징가제트가 일본 것이라는 것 때문에 그랬던 것만은 아닙니다. 동경했던, 우리 것이라고 너무 오랫동안 생각했던, 그리고 그렇게 보여줬던 마징가제트가 그랬다는 걸 너무 갑작스럽게 알게 된 그래서 느낀 배신감 같은 것이었겠죠. 아무튼 마징가제트에 우리만 영향을 받은 건 당연히 아니죠. '마징가 Z에 대한 추억의 편린들'을 보니 스페인에 있다는 마징가제트 동상을 찍은 동영상도 있군요. 이 동영상도 함께 걸겠습니다. 아래에 있는 것처럼 3D 아티스트가 만든 멋진 마징가제트를 볼 수 있는 사이트도 있죠. 요즘 아이들이 보는 파워레인저 같은 것도 마찬가지겠죠. 물론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도구에 국적이 따로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다만 요즘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너무 상업화가 잘 되어 있는 것도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알프스 소녀 하이디나 그런 것처럼 명작 만화 시리즈 같은 것도 요즘엔 볼 수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순수하게 생각했던 어린 시절처럼 제 아이도 꿈 하나 제대로 남겨줄 수 있는 그런 애니메이션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동생 집에서 보면 마징가제트가 또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네요. 30대에겐 정말 잊지 못할 만화 가운데 하나라는 건 분명하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아래에 동생 집에서 본 건담 사진도 몇 장 올립니다. 이 녀석에게선 물론 추억을 맛볼 수는 없었지만 ^^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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