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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7'에 해당되는 글 2건
[lswcap1, 2008/11/17 23:15, 카센터]
처음엔 비행기를 만들었습니다. 1937년부터 시작했으니 나이도 꽤 먹었죠. 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미쓰비시가 항공기 프로펠러 만들다가 지금 자동차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겠죠? 아무튼 항공기를 연상케 하는 설계와 디자인으로 독특함으로 틈새를 잡는 듯했으나 결국 GM의 품안에. 어떤 분은 비운의 브랜드라고 하더군요. 오늘 초짜 시승기는 사브(www.saab.com)의 9-3 에어로입니다.

일단 민증(?)부터 까볼까요? 9-3 에어로는 2.8ℓ V6 24밸브 터보 엔진을 단 스포츠 세단입니다. 그렇게 몸집이 큰 건 아니지만 만만하게 보면 곤란합니다. 이 아담한 녀석의 배기량은 2,792cc, 최대 토크는 1,800∼5,000rpm에서 35.7Kg.m. 최대 출력은 5,500rpm에서 255마력을 냅니다. 남은 최대 하나 있죠? 최고 속도는 245Km/h. 그 밖에 제로백은 7.5초이고 연비는 조금 좌절이지만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선 조금 미안한 8.7Km/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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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은 전륜 구동 방식이고요. 6단 오토매틱 트랜스미션을 채택했습니다. 이전 모델의 경우 리니어, 백터, 아크, 에어로 등으로 나뉘어 있었지만 한결같이 똑같은 게 하나 있었죠. 바로 모두 미션은 4단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벡터는 5단, 9-3 에어로는 6단을 썼습니다.

4단이냐 6단이냐 똥오줌 구별 못하는 감별 수준이지만 주위에 들어보니 "이건 축복"이라고 하네요. 하긴 현대나 대우도 자체 미션 기술이 없거나 부족해 현대는 독일 ZF, 대우는 일본 아이신 것을 쓰고 있다던가. 아무튼 변속기가 엔진보다 만들기 더 어렵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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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의 달리는 녀석들은 모두 터보입니다. 왜 얘들 슬로건에 이런 것 있잖아요. "60 years of Turbocharged thinking(60년 동안 터보차저만 생각했습니다)." 지난주에 몰아본 녀석은 저압터보지만 이 녀석은 고압터보입니다.

급이 다르지만 아무튼 2주 연속 터보. 항공기 엔진은 100% 터보라고 하더군요. 사브가 이렇게 터보에 집착하는 이유도 족보를 따져보면 조금 상상이 될 만하겠군요. 아무튼 저압과 고압 터보에 대한 간단한 내용은 지난번 포스트에 언급했으니 링크만 걸겠습니다(맘마미아와 달린 '볼보 C30 T5 하이코).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는데 이번엔 CD를 깜박했군요. 매번 음악에 너무 기댄 것도 같으니 오늘은 라디오 틀고 출발. 참. 이 녀석은 보스 사운드 시스템을 썼습니다. 라디오만 틀어놓고 음향이 어떻더라 얘기하긴 그러니 이건 생략. 내부는 사브가 GM으로 넘어간 뒤에도 자주 언급되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

얘기를 들어보니 사브는 실내 품질이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 하더군요. 뭐랄까 긍정적으로 보자면 달리는데 필요한 것만 깔끔하게 갖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좀 허전하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합니다. 아무튼 몇 가지 기능만 익히면 버튼 다루는데 정신 나갈 일은 없어 좋다면 좋기도.

몇 가지 기능은 위치가 생소하게 느껴지는데 일단 핸드 브레이크는 한 가운데가 아닌 왼쪽에 치우쳐 있습니다. 디자인 컨셉트와 일관성을 유지했다는 점에선 좋다고 해야할까요?

이런 시동 버튼은 핸드 브레이크 바로 옆에 있군요. 다 타고나서야 알았지만 3,000rpm 이상 꾸준히 RPM을 유지하면서 주행하는 스포츠 모드 버튼은 센터페시아에서 액정 바로 왼쪽에 있습니다. 이건 좀 당황스럽군요.

컵홀더를 처음 꺼낼 때에도 조금 놀랄 수도 있겠네요. 컵홀더 부위 버튼을 살짝 누르면 홀더가 툭 튀어나와 자가 완성됩니다. 내비게이션은 버튼과 터치스크린 모두 지원하는데 손가락에 뭐가 묻었는지 모르겠지만 인식이 늦거나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패들 시프트의 형태도 일반적인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보통 스티어링 휠 뒷면에 배치되어 있고 손가락으로 핸들 안쪽 방향에 까닥이면서 변속을 하는데 이 녀석의 패들 시프트는 핸들 앞면에 붙어 있습니다. 변속을 하려면 반대 방향으로 밀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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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이거 한참 찾았습니다. 액정에 작게 표시되어 있더군요. 이것도 어색했다면 어색했던 것 가운데 하나이긴 합니다. 9-3 에어로에는 나이트패널이라는 버튼도 보이는데요. 이걸 누르면 속도계를 뺀 나머지에 들어오던 불빛은 모두 꺼집니다. 참 다 꺼지는 건 아니고 센터페시아 일부 버튼은 불빛의 밝기가 약해집니다. 말 그대로 야밤 고속 주행을 하다가 자칫 액정 등의 불빛이 너무 환해 생길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 밖에 외국 사이트의 리뷰를 보니 버튼 위에 프린트한 것이 잘 벗겨진다는 얘기도 있지만 이건 시간 관계상 확인 불가.

9-3 에어로의 대시보드는 항공기 콕피트의 인테리어에서 따온 것이라고 하는데 어떤 건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항공기처럼 만들었다고 해도 이건 자동차이니 몰라도 큰 문제는 아닐 듯도 하고. 참고로 항공기 부문은 사브의 모그룹인 스웨덴의 발렌베리그룹이, 승용차 부문은 GM에 매각된 것이죠. 이 회사가 만든 항공기로는 JAS-39가 있습니다.

아무튼 이제까지 설명한 생소함은 불편함이라기보다는 사브 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생소함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해서 대단한 적응이 필요한 것도 없습니다. 9-3 에어로 내부는 단촐합니다.

9-3 에어로의 장점이라면 뭐니뭐니 해도 60년 동안, 그것도 회사가 중간에 팔리기까지 했는데 터보만 생각했다는 회사가 만든 폭발적인 가속력이 아닐까 합니다. 동행한 후배가 우스갯소리로 정속 주행이 어렵다고 할 만큼 이 녀석의 펀치력은 꽤 인상적입니다. 200Km/h까지는 눈 깜짝할 새 찍는군요. 확실히 고속 주행에는 장기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속도를 높이기 전부터 풍절음도 조금 강하긴 했지만(뭐 터보 모델인데 정숙성 너무 기대하면 곤란하겠죠) 200Km/h를 넘어서니 차체가 심하게 떨리는 것 같군요(특히 핸들은 너무 흔들리더라는). 어디에 보니 이륙이라고 할 모양이라는 표현을 했던데 과연 전투기를 만들던 회사라 이러다 이륙?

아무튼 다른 일행의 얘기를 들어보니 이 녀석은 대신 브레이크가 대단히 잘 들고(밴틸래이티드 디스크를 네 바퀴에 다 썼다고 하네요) 안정성은 이미 객관적인 검증을 받은 상태이긴 합니다만. 또 일정 RPM을 넘어섰을 땐 이륙할 듯이 핸들이 난리이긴 하지만 그 전까지는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기도 합니다. 아무튼 순정 터보에서 느낄 수 있는 안락함은 만끽할 수 있지 않겠냐는 얘기를 하더군요. 속도는 만족. 경쾌합니다.

속도를 빼면 내장이나 좌석 공간, 참 이 차는 5인승이라고 되어 있습니다만 뒷좌석은 꽤 좁은 편입니다. 9-3 에어로는 '달리는 맛에선 달콤함을, 승차감에선 변덕스러움을, 내부 인테리어에선 실망감을' 느낄 수 있는 차가 아닐까 싶은 생각입니다. 방금 한 번 몰아본 후배가 와서 그러네요. "와. 이거 정말 잘 나가는데요. 애들 몰았다간 사고나기 딱 좋겠어요(이 후배가 올린 동영상 링크합니다)." 지식 검색에서 찾아보면 이런 말 나온다면서요. "사브는 아무나 탈 수 있는 차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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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이 녀석을 발표했을 때 사브가 선보인 TV CF입니다. Born From Jets.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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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Vm~ | 2008/11/18 08: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무나 타면 안된다에 진하게 한표를;
치고 나가려는 순간 조향 반대반향으로의 슬립은 참 당황스럽더군요. 고속주행에 어울리지 않는 다소 물렁한듯한 서스펜션도 문제고.. 심하다 싶을 정도로 가벼운 핸들도..
구태여 터보까지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중간 RPM에서 힘이 남아도는 가속력을 보여주던데.. 2800cc였군요.
아반떼에다가 2800cc, 그것도 터보를 얹었으니, 잘 나갈 수밖에;; 그만큼 위험하기도 하단 얘기죠;
BlogIcon lswcap1 | 2008/11/18 12:01 | PERMALINK | EDIT/DEL
ㅋ 아반테에 2800cc라...
totoro | 2008/11/18 12:13 | PERMALINK | EDIT/DEL
아무래도... 액셀 전개시 조향 반대방향 슬립은... 토크스티어 현상 같습니다. 사브 고질적인 문제점중 하나입니다만... 일단 전륜구동계에서 고출력 차량은 어느 차를 막론하고 거의 이런 현상이 발생합니다. 유일하게 GTI가 이런 현상이 안 일어나죠.. 구동력을 전달하는 드라이브 샤프트의 길이가 좌우가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엔진 구조와 기타 무게 배분 문제로 좌우를 맞추기가 이론 처럼 쉽지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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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wcap1, 2008/11/17 11:33, 줌인포토]

무명 터널. 말 그대로 이름이 없다고 해서 무명 터널입니다. 정확한 주소를 표기하고 싶었지만 알 수 없어서 그냥 지도에서만 찾아봤습니다. 항공대학교 근처에 있는 터널인데 항공대 통과하지 않고 덕은동 쪽으로 가로지를 수 있는 유일한 샛길이라고 합니다. 자동차 촬영을 핑계로 이리저리 지나다니다가 후배 사무실 근처 가는 길에 본 녀석입니다. 사무실 근처에 있는데 자주 가본 건 아닌 모양입니다. 언젠가는 한 번 사진을 찍어봐야겠다 벼르던 곳이라는데 제가 대충 허튼 총질을 해버렸네요.

얘기를 들어보니 요즘 방호벽 철거되는 곳이 꽤 있는 모양입니다. 무명 터널 역시 지금은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 방호벽의 한 축에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뉴타운도 그렇고 이리저리 개발이 되면서 방호벽이나 이런 오래된 터널을 볼 날도 머지 않았을 수도 있겠습니다. 방호벽 자체가 한국현대사를 상징하는 아픈 상처가 될 수도 있는데 참 웃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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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이런 터널을 보니 뭐랄까 향수를 느낄 만한 엔틱 가구를 보는 듯한 생각도 잠시 드니 말입니다. 아픈 우리 현대사에서 이름 없이 사라져간 이들을 상징하는 듯한 기분도 들어 측은하기도 하고. 이 녀석도 언젠가, 아니 생각보다 빨리 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 전에 이름 하나 지어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러네요. 터널을 보다보니 갑자기 이 생각 나네요.  "터널 끝엔 항상 빛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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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daettao | 2008/11/17 14:2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세상 모든 터널에 그 끝이 있길.. 그 끝엔..더이상 어둠이 기다리고 있지 않길 바라게 되네요.
사진이.. 심장에 콱..박히네요
BlogIcon lswcap1 | 2008/11/18 12:02 | PERMALINK | EDIT/DEL
그러게요. 세상 모든 터널에는 끝이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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