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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엔폰'에 해당되는 글 1건
[lswcap1, 2006/11/24 14:14, IT & Tech]

오늘 전자신문 데스크라인 기사를 보니 '먼 길 가는 말에게 채찍질을 하지 말라'는 제목이 보이더군요. 이 글은 얼마 전 인터넷에 올랐던 팬택계열의 0엔폰에 대한 기사를 비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기 영합주의가 팽배해 있다거나 팬택이 경영 악화를 만회하고자 내놓은 보도자료를 거꾸로 해석한다, 마치 특종인 것처럼, 헐값 휴대폰이라고 덧씌워 떠드는 것은 정말 웃기다는 내용을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휴대폰의 브랜드 이미지를 억지로 끌어내려 득이 될 게 뭐냐? 세계에서 인정받는 우리 휴대폰 빅3 중 하나를 생니를 뽑듯 폄훼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IT코리아의 상징물이고 우리가 강점을 가진 산업이다. 그러니까 냉소 이전에 보듬는 아량이 먼저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팬택계열이 어렵다는 얘기는 잘 압니다. 하지만 IT코리아의 중요한 상징물이니 냉소 전에 아량이 먼저 필요하다는 논리가 꼭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해당 기사를 제가 쓴 것은 아니지만 논지는 0엔폰, 그러니까 앞서 비판을 했던 싸구려로 폄훼하려는 게 아닙니다. 물론 칼럼의 특성상, 또한 아무리 인터넷이라고 해도 글을 무작정 길게 쓸 수 없는 만큼 축약된 내용을 넣다보니 논지가 모호해진 구석이 있을 수는 있으나 폄훼를 들먹이기 전에 그냥 받아쓰기만 하는 우리의 실정부터 반성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팬택계열의 휴대폰이 일본에서 대박이 난 건 KDDI가 라꾸라꾸폰의 대항마로 이른바 전략폰으로 다른 약정 없이도 처음부터 0엔폰으로 내놓은 점이 큰 작용을 했습니다.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성공할 만한 충분한 자질을 갖췄을 수 있으나 아무튼 이런 시장 상황에 힘입은 측면이 강하다는 식의 언급을 한 게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0엔폰이라는 건 싸구려로 무조건 폄훼하려 한 게 아니라 시장 상황이나 전략적인 면에 힘입었다는 점을 얘기하려 한 것일 뿐입니다(일본 휴대폰 시장의 50% 혹은 그 이상이 0엔폰이라는데 왜 폄훼하려 했겠습니까?). 또한 더 중요한 것은 필자를 포함해 보도자료 외에 다른 확인 절차를 거치지 못하는 이런 류의 보도자료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도 얘기하려 한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최필식 기자의 팬택 0엔폰 보도 파장이라는 글에서 자세히 확인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0엔폰 기사에 대한 대응으로 팬택계열은 일본시장 진출 뒷 이야기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보도한 내용을 볼까요?

뉴시스 '0엔폰' 논란 팬택 A1406PT, 일본진출 뒷 이야기

한국경제TV 팬택앤큐리텔, 일본 휴대전화 한류 확산

이데일리 팬택앤큐, 日시장 진출 뒷얘기 화제

파이낼셜뉴스 팬택앤큐리텔 ‘A1406PT’ 모델 ‘日진출 성공 뒷얘기’ 사보에

연합뉴스 팬택앤큐리텔 일본 수출 모델 A1406PT는 피와 땀의 결실

아이뉴스24 "일본 소니에릭슨 '워크맨폰'도 10원"…팬택계열

팬택의 보도자료 원문

이들 기사의 문제점? 일단 0엔폰에 대해 반박을 하기 위한 보도자료임은 모두 인지한 상태죠. 그렇다면 제대로 확인을 해야 하는데, 팬택의 보도자료 혹은 담당자의 말만 그대로 옮겼군요. 이런 게 문제라는 겁니다. 확인을 하려면 양측의 입장을 제대로 확인해야죠. 다른 기사 역시 대부분 받아쓰기 수준입니다. 보도자료를 아예 안 쓸 수는 없고 그건 저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슈가 된 문제라면 보도자료나 일방의 의견만을 취재하는 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0엔폰 기사에 달린 댓글도 웃깁니다. 맞는지는 모르지만 팬택 담당자는 글을 내려주지 않으면 '댓글로 폄하해줄 수밖에 없다'는 말까지 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통화가 끝난 뒤 네이버의 해당 기사 댓글에는 폄하가 이어졌습니다.

국익을 위해서 다 좋다고만 말하는 게 과연 진정으로 국익을 위한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팬택계열에게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꼴인가요? 주주들에게 설득할 유일한 대안 가운데 하나인 일본 수출건을 얘기했다는 게 잘못인 모양이군요. 그걸 그냥 일본 시장을 모른다, 제대로 조사도 안했다 아니면 국익을 위해서 그냥 얘기하지 마라? 그걸 또 칼럼까지 써서 한심하다고 얘기하는 게 더 한심한 일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그냥 뉴스만 보면 외국에서 선풍적이고 잘 나가는 성공적이라는 곳이 한 순간에 폭삭 망해버리는 경우도 본 적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일로 피해를 보는 사람은 누가 보상을 해주나요?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그냥 다 좋은 게 좋고 채찍은 필요 없고 당근만 주면 그만인가요?

표현이 자유로운 인터넷이니 마음대로 지껄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정작 지면에선 할 말도 못하는, 아니 해야 할 말도 하지 않지는 않는지요? 그것보다는 표현이 자유로운 공간이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만.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은 매체와 기자의 의무입니다. 업체의 이익과 상반되는 것이라고 해서 폄훼하는 게 더 문제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엄한 곳에 채찍질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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